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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장 타입과 추상화

해리 백이 창조한 지하철 노선도의 핵심은 지도가 당연히 가져야 한다고 생각되는 정확성을 버리고 목적에 집중한 결과다. 승객이 꼭 알아야 하는 사실만 정확하게 표현되고 몰라도 되는 정보는 무시함으로써 이해하기 쉽고 단순하며 목적에 부합하는 지하철 노선도를 창조해낸 것이다. 해리 벡의 가장 위대한 업적은 지하철 노선도를 추상화한 것이다.

추상화를 통한 복잡성 극복

추상화의 정의

어떤 양상, 세부 사항, 구조를 좀 더 명확하게 이해하기 위해 특정 절차나 물체를 의도적으로 생략하거나 감춤으로써 복잡도를 극복하는 방법이다. 추상화는 현실에서 출발하되 불필요한 부분을 도려내가면서 사물의 본질에 집중하여 복잡성을 극복한다. 추상화의 목적은 복잡성을 이해하기 쉬운 수준으로 단순화하는 것이다.

복잡성을 다루기 위해 추상화는 두 차원에서 이뤄진다.

  • 첫 번째 차원 : 구체적인 사물들 간의 공통점은 취하고 차이점을 버리는 일반화하여 단순화
  • 두번째 차원 : 중요한 부분을 강조하기 위해 불필요한 세부 사항을 제거함으로써 단순화

객체지향과 추상화

공통점만 취해 단순화

"기껏해야 트럼프에 불과해." 엘리스는 정원사들, 병사들,하트 왕과 하트 여왕 등의 차이점을 무시하고 공통점만을 취해 단순화했다. 각 객체의 차이를 무시하고 몸이 납작하고 네모난 모서리에 팔, 다리가 달려 있는 객체들을 트럼프 라는 개념으로 추상화하여 바라본 것이다.

그룹으로 나누어 단순화

개념(Concept)

공통점을 기반으로 객체들을 묶기 위한 그릇을 개념이라고 한다. 개념을 이용하면 객체를 여러 그룹으로 분류(Classification)할 수 있다. 각 객체는 특정한 개념을 표현하는 그룹의 일원으로 포함된다. 이때 객체를 그 개념의 인스턴스(instance)라고 한다.

객체의 정의 : 객체란 특정한 개념을 적용할 수 있는 구체적인 사물을 의미한다. 개념이 객체에 적용됐을 때 객체를 개념의 인스턴스라고 한다.

개념의 세 가지 관점

어떤 객체에 어떤 개념이 적용됐다고 할 때, 그 개념이 부가하는 의미를 만족시킴으로써 해당 개념의 일원이 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객체의 분류 장치로서 개념을 이야기 할 때에는 아래 세 가지 관점을 함께 언급한다.

  • 심볼(Symbol) : 개념을 가리키는 간략한 이름이나 명칭 = 트럼프
  • 내연(intension) : 개념의 완전한 정릐를 나타내며 내연의 의미를 이용해 객체가 개념에 속하는지 여부 = 트럼프에 대한 설명, 개념의 일원이 되기 위한 조건
  • 외연(extension) : 개념에 속하는 모든 객체의 집합(set) = 하트 왕, 하트 왕비, 정원사, 병사 등

객체를 분류하기 위한 틀

분류(Classification)의 정의 : 분류란 객체에 특정한 개념을 적용하는 작업이다. 객체에 특정한 개념을 적용하기로 결심했을 때 우리는 그 객체를 특정한 집합의 멤버로 분류하고 있는 것이다.

분류는 객체지향의 가장 중요한 개념 중 하나로, 어떤 객체를 어떤 개념으로 분류할 지가 객체지향의 품질을 결정한다. 객체를 적절한 개념에 따라 분류한 어플리케이션은 유지보수가 용이하고 변경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다. 또한 적절한 분류 체계는 개발자의 머릿속에 객체를 쉽게 찾고 조작할 수 있는 정신적인 지도를 제공한다.

분류는 추상화를 위한 도구다

개념을 통해 객체를 분류하는 과정을 추상화의 두 가지 차원을 모두 사용한다. 개념은 객체들의 복잡성을 극복하기 위한 추상화 도구이다. 예시를 살펴보자.

  • 첫번째 차원 (일반화) : 하트 왕, 하트 왕비, 정원사, 병사 등을 트럼프라는 개념으로 묶어 객체 간의 차이를 무시하고 공통점만 취함
  • 두번째 차원 (불필요한 세부사항 제거) : 트럼프 객체 집합의 공통점 중에서도 중요한 특징은 몸이 납작하고 네모난 모서리에 팔 다리가 달려있다는 것이다. 그 외의 사항들은 문맥상 어떤 도움도 되지 않기 때문에 불필요한 세부 사항을 제거했다고 볼 수 있음

타입

타입은 개념이다

타입(Type)의 정의는 개념의 정의와 완전히 동일하다. 따라서 타입이란 우리가 인식하고 있는 다양한 사물이나 객체에 적용할 수 있는 아이디어나 관념을 의미한다. 어떤 객체에 타입을 적용할 수 있을 때 그 객체를 타입의 인스턴스라고 한다. 타입의 인스턴스는 타입을 구성하는 외연인 객체 집합의 일원이 된다.

하지만 타입이 근본적으로 개념과 동일하더라도 컴퓨터 세상으로 들어오는 순간 좀 더 기계적인 의미로 윤색된다.

데이터 타입

타입이 없는 체계 안에서 모든 데이터는 일련의 비트열(bit string)으로 구성된다. 타입이 없는 혼란을 피하기 위해 데이터에 특정한 의미를 부여하고 목적에 따라 분류하면서 타입 시스템이 자라나기 시작했다. 결과적으로 타입 시스템의 목적은 데이터가 잘못 사용되지 않도록 제약사항을 부과하는 것이다.

데이터 타입은 메모리 안에 저장된 데이터의 종류를 분류하는 데 사용하는 메모리 집합에 관한 메타 데이터이다. 데이터에 대한 분류는 암시적으로 어떤 종류의 연산이 해당 데이터에 대해 수행될 수 있는지를 결정한다.

객체와 타입

객체를 타입에 따라 분류하고 그 타입에 이름을 붙이는 것은 결국 프로그램에서 사용할 새로운 데이터 타입을 선언하는 것과 같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객체에서 중요한 것은 행동이다. 상태는 행동의 결과로 초래된 부수효과를 쉽게 표현하기 위해 도입된 추상적인 개념일 뿐이다. 객체를 창조할 때 가장 중요하게 고려해야하는 것은 객체가 이웃하는 객체와 협력하기 위해 어떤 행동을 해야 할지를 결정하는 것이다. 즉, 객체가 협력을 위해 어떤 책임을 지녀야 하는지를 결정하는 것이 객체지향 설계의 핵심이다.

따라서 객체의 타입에 대해 이야기 할 때 아래와 같이 이야기할 수 있다.

  • 어떤 객체가 어떤 타입에 속하는지를 결정하는 것은 객체가 수행하는 행동이다. 어떤 객체들이 동일한 행동을 수행할 수 있다면 그 객체들은 동일한 타입으로 분류될 수 있다.
  • 객체의 내부족인 표현은 외부로부터 철저하게 감춰진다. 객체의 행동을 가장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면 객체 내부의 상태를 어떤 방식으로 표현해도 무방하다.

이로부터 객체지향 설계에 대한 중요한 원칙을 이끌어낼 수 있다 ⇒ 행동이 우선이다.

행동이 우선이다

객체의 내부 표현 방식이 다르더라도 어떤 객체들이 동일하게 행동한다면 그 객체들은 동일한 타입에 속한다. 결과적으로 동일한 책임을 수행하는 일련의 객체는 동일한 타입에 속한다고 말할 수 있다.

타입이 데이터가 아니라 행동에 의해 결정된다는 사실은 객체지향 패러다임을 특징 짓는 중요한 몇 가지 원리와 원칙에 의미를 부여한다.

  • 다형성 : 동일한 타입에 속한 객체는 내부의 데이터 표현 방식이 다르더라도 동일한 메시지를 수신하고 이를 처리할 수 있다. 다형성이란 동일한 요청에 대해 서로 다른 방식으로 응답할 수 있는 능력을 뜻한다. 동일한 메시지를 서로 다른 방식으로 처리하기 위해서는 객체들은 동일한 메시지를 수신할 수 있어야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다형적인 객체들은 동일한 타입(또는 타입 계층)에 속하게 된다.
  • 캡슐화 : 데이터 내부 표현 방식과 무관하게 행동만이 고려 대상이라는 사실은 외부에 행동만을 제공하고 데이터는 감춰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원칙을 흔히 캡슐화라고 한다. 공용 인터페이스 뒤로 데이터를 캡슐화하라는 격언은 객체를 행동에 따라 분류하기 위해 지켜야 하는 기본적인 원칙이다. 데이터가 캡슐의 벽을 뚫고 객체의 인터페이스를 오염시키는 순간 객체의 분류 체계는 급격히 위험에 노출되고 결과적으로 유연하지 못한 설계를 낳는다. (음! 잘못된 예시가 궁금하군)
  • 책임 주도 설계(Responsibility-Driven Design) : 객체가 외부에 제공해야 하는 행동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객체가 외부에 제공해야 하는 책임을 결정하고 그 책임을 수행하는 데 적합한 데이터를 나중에 결정한 후, 데이터를 책임을 수행하는 데 필요한 외부 인터페이스 뒤로 캡슐화해야 한다. 이러한 설계 방법에 대해 프레임워크를 제공하는 것이 책임 주도 설계이다.

객체를 결정하는 것은 행동이다. 데이터는 단지 행동을 따를 뿐이다. 이것이 객체를 객체답게 만드는 가장 핵심적인 원칙이다.

타입의 계층

일반화/특수화 관계

일반화(Generalization) : 상대적으로 일반적인 개념으로, 좀 더 포괄적인 의미를 내포한다 = 트럼프

특수화(Specializaion) : 상대적으로 더 특수한 개념으로, 일반적인 개념보다 범위가 더 좁다는 것을 의미한다 = 트럼프 인간

슈퍼타입과 서브타입

슈퍼타입(Supertype)은 좀 더 일반적인 타입을 뜻하고, 서브타입(Subtype)은 좀 더 특수한 타입을 뜻한다.

일반화는 추상화를 위한 도구다

추상화의 두 번째 차원은 중요한 부분을 강조하기 위해 불필요한 세부 사항을 제거하여 단순화하는 것이다. 일반화/특수화 계층은 객체지향 패러다임에서 추상화의 두번째 차원을 적절하게 활용하는 대표적인 예다.

트럼프 인간(특수화)이라는 공통의 타입으로 정원에 있던 객체들의 차이점을 무시하고 공통점만을 강조함으로써 이들을 분류했다.

트럼프(일반화)는 트럼프 인간을 좀 더 단순한 관점에서 바라 보기 위해 불필요한 특성을 제거하고 좀 더 포괄적인 의미를 지닌 트럼프로 일반화한 것이다.

정적 모델

타입의 목적

타입은 시간에 따라 동적으로 변하는 객체의 상태를 시간과 무관한 정적인 모습으로 다룰 수 있게 해준다. 객체의 상태에 복잡성을 부과하는 시간이라는 요소를 제거함으로써 시간에 독립적인 정적인 모습으로 객체를 생각할 수 있게 해준다.

그래서 결국 타입은 추상화다

어떤 시점에 객체에 관해 생각할 때 불필요한 시간이라는 요소와 상태 변화라는 요소를 제거하고 철저하게 정적인 관점에서 객체를 묘사할 수 있게 해준다. 타입을 이용하면 객체의 동적인 특성을 추상화할 수 있다. 결국 타입은 시간에 따른 객체의 상태 변경이라는 복잡성을 단순화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인 것이다.

동적 모델과 정적 모델

동적 모델(dynamic model) : 객체가 특정 시점에 구체적으로 어떤 상태를 가지는 지 표현하는 스냅샷처럼, 객체가 살아 움직이는 동안 상태가 어떻게 변하고 어떻게 행동하는지를 포착하는 것을 동적 모델이라고 한다.

타입 모델(type model) : 객체가 가질 수 있는 모든상태와 모든 행동을 시간에 독립적으로 표현하는 것이다. 이 모델은 정적인 모습을 표현하기 때문에 정적 모델이라고도 한다.

객체지향 어플리케이션을 설계하고 구현하기 위해서는 객체 관점의 동적 모델과 객체를 추상화한 타입 관점의 정적 모델을 적절히 혼용해야 한다. 클래스를 작성하는 시점에는 시스템을 정적인 관점에서 접근하고, 실제 어플리케이션을 실행해 객체의 상태를 추적하고 디버깅하는 동안에는 객체의 동적인 모델을 탐험하는 것이다.

클래스

클래스와 타입은 동일한 것이 아니다. 타입은 객체를 분류하기 위해 사용하는 개념이다.반면 클래스는 단지 타입을 구현할 수 있는 여러 구현 메커니즘 중 하나일 뿐이다. 실제 자바스크립트와 같은 프로토타입 기반의 언어에서는 클래스가 존재하지 않는다.

클래스와 타입을 구분하는 것은 설계를 유연하게 유지하기 위한 바탕이 된다. 클래스는 타입의 구현 외에도 코드를 재사용하는 용도로 사용되기 때문에 클래스와 타입을 동일시하는 것은 수많은 오해와 혼란을 불러일으키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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